《 미루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심리 처방 》
책 제목을 보자마자 '어, 내 이야긴데??' 라는 생각이 들었고 꼭 읽어야지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일 조차 난 미루고 말았다.
나의 책장 바구니에 담아만 두고 미루고 미루다가 몇주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첫장을 펼칠 수 있었다.
과제나 학업 때문에 억지로 읽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읽고 싶다 라는 느낌을 준 책 첫장을 펼치기가 왜 이리도 힘이 드는가?
시작부터 의문 투성이다. 14p. 저자는 독자에게 미루기 극복을 위한 첫단계로 지금 당장 종이를 꺼내 이 책을 완독 하고 싶은 이유 세가지를 적어 보라고 한다. 나도 적어 보기로 했다.
1. 벼락치기, 미루기 대마왕인 나는 결코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게 아니다. 왜 미루는지 이유가 알고 싶다.
2. 해결해야 하는 과업이나 정한 기한이 있는 과제 등을 수행할때 바로바로 "하자!" 해서 여유롭게 해치우고 싶다.
3.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의 변화가 가능한 키가 이 책에 있을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완독하고 싶은 이유는 위의 3가지 였다. 결국 난 지금의 내 모습 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변화를 위해 도전하지만 결국 제자리인 이 무한 반복을 이 저자의 심리적 지식과 지혜를 통해 끝내고 싶다.
저자는 미루기를 하는 원인에 대해 몇가지 경우를 들며 "이중에 넌 어디에 해당하는지 자기 진단을 내려볼래?" 한다.
- 미루기는 습관이다.
- 심리적인 문제로 미룬다. (ADHD, 우울증, 불안장애, 낮은 자존감, 완벽주의, 가면증후군 등)
근데 읽다보면 '다 내 얘기 같은데.....하...총체적 난관이군.....' 라는 생각이 든다.
습관적으로 미루면서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의 핵심은 중요한 일은 나중에 미루고 그 자리에 덜 중요하거나 더 재미 있는 일로 채움으로 중요한 일을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 부담감 등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 순간의 즐거운 안락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맞다. 월요일 제출해야 하는 레포트는 손도 안대고 주말 내내 티비를 보고 웃으며 놀고 있다. 레포트를 쓰면서 느껴지는 답답함, 자신의 무식함 등 스스로 멍청해지는 듯한 감정을 뒤로 미룬다. 그리고 주말 내내 친구를 만나고 티비를 보고 빈둥빈둥 거린다. 그렇다고 그 활동들이 엄청 즐겁거나 재미있어서 미칠것 같지도 않은데, 과제를 하면 왠지 내 주말을 망치는 것만 같은 기분에 떠나지 못한다. 시간이 흘러흘러 일요일 늦은 밤이 되어서야 노트북을 켠다. 그리고 밤을 새워 과제를 하고 피곤에 쩐 월요일을 맞이한다. 스스로에게 '이게 뭐하는 짓이냐?' 하는 자책의 질문을 던져보지만.... 」
그게 다 회피, 감정의 문제 였다. 그리고 심리적인 문제도 한 몫을 단단히 한다.
우울증 환자는 침대에서 나오거나 친구를 만나는 일을 미루며,
불안증 환자는 자신이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결정을 내리는 것을 미룬다.
ADHD 환자의 경우 미루기는 일상이다.
미루기는 대부분의 정신건강 문제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이유로 우리는 미루기를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 일을 시작할 동기를 파악하고, 시작하면 되는데...
이 책의 2부에 나와 있는 미루는 습관을 고치는 심리학의 내용을 한줄 요약하면 위와 같지만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동기를 파악하는 것도, 시작하는 것도 모두 다 엄청난 에너지와 집중력과 의지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 에너지와 집중력과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에초에 미루지도 않았겠다. 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지만 일단 책의 내용들을 정리해 본다.
일단, 내가 미루는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그렇게 파악된 원인에 따라서 접근법이나 극복 방법이 달라질 것이다.
- 자기자비 연습 : 자기 비판보다는 자기에게 너그러워 진다. 과거에 하지 않은 일에 집착하기 보다는 지금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 자기인식 수준 향상 : 자기자비가 연습되면 자기 인식 향상도 쉬워진다. 순식간에 이뤄지는 미루기의 순간을 알아차리자.
- 구체적인 목표 : 앞으로 목표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고, 달성가능한 그리고 관련성을 지닐 것, 정한 기한이 있을 것.
- 완벽한 타이밍은 없다 : 이 일을 수행하기에 완벽한 타이밍이 올 것 이라는 속임수에 넘어가지 말자.
- 성취한 보람, 긍정적인 면을 상기 시키기 : 하기 싫지만 , 마주하기 싫은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오지만 완료 후 긍정적일 것을 생각하자.
- 미루기 어려운 환경 조성 : 미루는 대신 선택할 활동(게임, 유투브시청, 티비시청, 낮잠 등)을 미리 생각하고 차단하자.
그리고 나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확실한 동기를 정하고 시작하면 된다.
여기서 우리는 마지막 난관에 봉착한다. 시작하기. 그것은 누구나 힘들다, 원래 힘들다, 그냥 힘들다.
미루는 원인도 찾았고 그에 걸맞는 처방도 찾았고 계획도 세웠다 8할은 된 것같은데 시작 왠지 하면 망할 것 같고, 잘해내지 못할 것 같고 무지 어려운 과제일 것 같고 이 모든 것들은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추측일 뿐이지만 그것이 내 발목을 잡는다.
추측일 뿐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자 그리고 그 쓸모 없는 생각을 포착하고 찬찬히 뜯어보자. 그리고 그 생각이 진짜가 맞는지 진위를 살펴보자. 대부분 말이 안되는 앞뒤도 좌우도 안맞는 오류 투성이 쓸데 없는 생각들일 것이다. 오류를 발견하는 것 만으로도 시작하지 못할 이유가 1도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후엔 시작이 두렵지 않을 것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시작은 또 반이 될 수 있다.
책에 마지막 부분에 회피에 대해서 다시 언급이 된다. 미루기는 과제나 해야할 일에 대한 회피가 아닌 불편한 감정에 대한 회피인 것이다. 그 불편한 감정을 최소화 하려는 인간의 경향 때문에 회피를 선택한다. 우유부단은 독특한 형태의 회피이며 이때는 결정을 내리는 일을 피하는 것이다.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 행동하지 않는다 = 변하는 것 없다 = 후회도 없다.
나는 대부분의 결정을 때를 미루거나 다른 사람에게 미룬다. = 을 따라가보면 너무 무섭다.
특히 '변하는 것이 없다.' 이부분은 소름 돋을 만큼 무섭다. 사실 결정하지 않는 것도 일종의 결정이다. 변하지 않기도 결정한 것.
너무 무책임하고 싫다. 결정도 미루거나 피하지 않고 마주해 버릇하자. 라고 다짐해 본다.
위 내용 외에도 꾸준히 하는 것,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것, 마무리 하는 것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책 1권 읽는 다고 해결 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더해지고 더해졌다. 미루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내 안에 많은 과정과 더불어 확실한 지원군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 혼자서는 불가능한 문제다.
의지, 노력, 실행 이것들도 다 에너지가 있어야 가능하고 또 과업을 해내는 것도 힘든데 극복해야 할 심리적 문제까지 더한다면 실패의 기억만 더해 질 뿐이다. 무리한 도전은 삼가는게 좋을 것 같다. 책을 통해 1~2가지 정도만 얻어내 내것으로 만들자.
그거면 책값은 다 한것이다. 그리고 끝까지 읽지 않았는가? 이 얼마나 큰 성과인가? 그리고 잊지 말자.
"두려움은 감정에 불과하다. 감정은 우리 앞을 막아 설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