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1시간 남짓 운전해서 출근 한다. 월요일 이니깐 지난주 업무 보고서 작성, 보고 후 한주의 업무 일과를 시작한다.
조금 분주했지만 지난주를 돌아보고 이번주 해야할 일을 체크하고 그때 그때 급하다는 것들을 처리해주고 나니 점심시간이다.
침묵의 점심식사를 마치고 춘곤증을 막아주었으면 하는 얼음이 가득 든 커피를 한잔 사들고 사무실로 복귀한다.
커피에게 기대했던 춘곤증 퇴치는 실패다. 졸음과 사투를 벌이며 몇가지 업무와 전화통화를 하니 시간도 제법 흘렀고 잠이 좀 달아 난듯하다.
오후 4시....지금부터는 정말 시계와의 전쟁이다. 나는 재촉하는자 VS 시계는 더디게 가는자
틈틈히 딴짓도 좀 하고, 친구들하고 카톡도 좀 하고 '시간아 빨리 가라가라' 빌면서 6시를 기다린다.
6시 땡!!! 퇴근이다. (와~단지 문자로 썼을 뿐인데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오늘도 남을 위해서, 회사를 위해서 오전 9 ~ 오후 6시까지 꼬박 붙잡혀 있었다. 그전엔 이러한 사실에 대해 별 생각 없었는데 솔직히 요즘엔 이런 생각을 하면 가슴이 좀 답답하다. 출소일이 정해진(65세 정년) 감옥에 갇힌 기분이랄까?
나도 회사에서 열심히 없는 일도 만들어서 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매일매일, 주5일, 한달20일씩 몇년을 충성 했지만, 나에게 돌아오는건 기본만 수행하면서 절반은 빈둥거리는 지금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 그것이 얼마나 사람을 힘빠지게 하는지 처절하게 느낀 후 회사일에 과히 협조적이지도 비협조적이지도 않은 태도로 바닥에 나뒹구는 회색먼지처럼 회사 구석에 머문다. 어떠한 역동도 없는 생활이 반복되다보니 내 시간이 여기서 이렇게 죽어가는 거구나 싶었다. 이 회사에 이직할때만 해도 이번엔 반드시 10년은 다니겠노라고 다짐하고 우리팀 장기근속의 아이콘 과장님께 리스펙을 보냈었는데, 솔직히 현재는 장기근속 자들이 정말 어지간한 사람들로 비춰질 뿐이다. 당연히 혼자 속으로만 하는 생각이다.
나뿐 아니라 이 책을 읽은 대부분의 우리들은 이렇게 남을 위해, 회사를 위해, 조직을 위해 하루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한다.
그 댓가로 일정 급여를 매달 지급 받는다. 월급의 노예, 나의 시간과 돈을 맞교환 하는 사람들 이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얼마전부터 난 그것이 너무 싫어졌다. 내 소중한 시간이 싸구려 취급을 받는 것 같아서 싫다. 회사 이름은 어디가서 말하기 좋은 만큼이다.
하지만 내가 그 안에서 하는 일은 가슴이 뛰지도, 흥미롭지도 않는 내가 가진 지적능력의 절반도 필요로 하지 않는 업무들의 반복이다.
네가 얼마나 똑똑하길래 그렇게 단정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회사일을 하면서 생각을 하거나 머리를 쓴다는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책상 앞에서 하는 기계적인 반복 업무. 당연히 지루할 수 밖에.....그러던 중 유투브 알고리즘을 통해 뜬 영상을 보게 되었다. 초반에는 흥미는 커녕 영상 하나를 끝까지 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동일남의 얼굴이 뜬 썸네일이 보인다. 그래서 한두가지 영상을 보았다.
그게 바로 '드로우앤드류' 채널이다. 그렇게 유투버 하나를 알게 되었고, 구독중인 밀리의 서재에 그가 쓴 책도 있길래 호기심에 책을 읽게되었다.
유투브에서도 책에서도 주구장창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나를 위해 일하자!!'고 외친다. 그리고 본인이 지금 그렇게 살고 있노라고 내가 했다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하면서 고난과 역경의 과정을 서술을 덧붙인다. 책 후반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의 가치를 만들어 가는 방법, 퍼스널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 유의해야 할 사항, 마음가짐 등을 알려준다. 몇년 동안 유투브 채널에서 한 이야기들을 요약 정리한 내용이 아닌가 싶다. 이건 순전히 나의 추측일뿐이다. 나는 그의 구독자도 아니고 많은 영상을 본 시청자도 아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유투브, 틱톡, 블로그 등 세상에 나를 보여줄 소셜미디어는 넘친다. 그 중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적합한 툴을 선정하여 일관성 있게 꾸준히 전달한다. 전달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공부해야 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해야한다. '척' 하지 말아라 그건 금방 들통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쪽집게 과외 선생님처럼 짚어주는 내용중 몇가지이다.
하지만 가장 큰 고민거리가 남아 있다. 친구에게 "나 유투브 해볼라고." 하면 10명이면 10명이 "그래서 뭐할라고?" 묻는다.
그래 무엇을 전달 할것인가? 이게 문제인 것이다. 모두 시작도하지 못하고 고민만 하다가 멈추는 이 문제에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필요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대체 그 '필요'를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방법은 간단하다.
사람들의 그 필요를 충족시킬 아이디어를 소셜미디어에 무료로 올리면 된다.
만약 공짜로 공유했는데도 소비가 안된다면 그것은 필요가 충분하지 않다는 명확한 증거다.
반대로 진짜 필요한 아이디어라면 수많은 사람에게 주목받게 될 것이다.
맞다. 내 아이디어가 나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지, 누군가에게도 유용한 건지를 알아 보는 방법은 이것이다.
'이게 될까? 안될까?' 몇 안되는 주변인들에게 물어보고 나 스스로에게도 수없이 물어봐야 소용 없다.
그들에게 직접 물어보는게 가장 빠른 방법이다. 꾸준히 했는데도 응답이 없다면 다른거 해라. 어디 아이디어가 하나뿐이겠나.
저자는 나를 이해하는 사람은 오직 나 하나뿐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 줄 사람도 오직 나뿐이다.
남에게 잘 보이려고, 그저 그럴듯한 직장명을 내세우기 위해 억지로 일하는 것이 아닌 오직 나를 위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이며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다행히도 우리는 너무 쉽게 그것을 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머뭇거리지 말고 당장 나를 위한 일을 찾아 시작해 각자의 삶에 주인공이 되어 보자고 한다.
솔직히 별 기대 없이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2시간 남짓이 휘리릭 지나가 버렸고 다 읽어 버렸다.
현재 나의 고민과 갈등에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은 책이다. 싫어하며 투덜거리기만 하는 일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해야 한다. 마음을 정하고 움직이자.
"우물쭈물 하다가는 큰일납니다~~♬♪♩" 하는 동요 가사처럼 생각만 하다가는 내 소중한 시간만 가버리고 나는 또 금새 지루한 일상에 녹아 급여의 노예 생활에 적응하게 될 지 모른다.